이명박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도대체 이야기를 해도 듣지 않는 것 같다'는 소위 '소통의 부재'를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소통의 부재의 대표적인 사례가 '명박산성'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귀를 닫아 버린 것 같은 '소통의 부재'가 오늘의 기업들에게도 존재하는 것 같다. [CRM/BI] - 블로그가 미디어가 되는 이유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기업의 고객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의 경험과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기업들은 들을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최근의 주최한 행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들 중에 하나가 '기업에서 어떻게 블로그를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아직은 블로그나 인터넷을 통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잘 모르기때문에 그런 질문이 많았을 것 같지만, 속을 좀 들여다보면 여전히 기업들은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고객들이 소위 '선택의 순간'에 우리 브랜드와 제품/서비스를 선택하고 이용하고 소비하기를 원해서 계속해서 고객들에게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서비스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관련된 메시지를 계속 보낸다.
하지만 그런 활동이 너무 관성에 젖어서일까? 과연 우리 고객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고도 하지않고, 오직 메시지 전달에만 달려드는 것을 보면, 명박산성과 다른게 뭔가 싶다.
인터넷을 통하여 한 사람에게 쏟아지는 정보는 이미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인지능력과 한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당연히 선별적인 선택을 하여야 하고 능동적으로 창조적인 선택과 소비를 하는 것이 오늘의 고객들이다.
지식검색이나 까페 같은 곳에 가서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달고 사람들이 이목을 끌만한 컨텐츠를 올려서 고객들의 주의를 끌어보려고 하지만, 이제는 일방적인 이야기에 더 이상 고객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고객들의 시간도, 인지능력도, 관심도 너무나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쉽게 예를 들어볼까?
내가 영업사원이다.
바쁘다는 고객을 만났다. (그것도 겨우 사정사정해서 )
(고객을 만나시점에)장황하고 일방적인 이야기를 할 것인가?
당연히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의 관심사와 이슈에 맞는 이야기를 준비해서 만날 것이다.
그렇다. 고객 2.0시대의 기업들은 고객의 니즈와 관심사와 이슈에 먼저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다. 제발
어쩌면 무식한 실무자들이 대행사의 장단에 놀아나는지도 모르겠다.
기업에서 마케팅이나 PR, 제품기획이나 고객만족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당장 블로그를 시작하고 블로그스피어에서 다른 블로거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보기 바란다.
자신의 블로그를 잘 만들어가려면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사와 이슈에 민감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니즈가 뭔지를 배우게 된다. 즉, 소통의 첫번째인 '경청'의 능력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브랜드, 제품/서비스에 대해서 고객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살펴보라.
아마도 내가 장담하건데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고객의 생각와 이야기, 경험을 정확하게 모두 알고 있는 마케팅, PR, 제품기획, 고객만족 담당자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웹이 대중적으로 이용이 되면서 기업들도 홈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홈페이지라는 것은 홍보차원에서 자신의 기업을 소개하는 정도로 인식하였다.
기업의 비즈니스 영역이 직접적으로 인터넷과 관련이 없는 경우는 더더욱 단지 자신을 보여주는 공간정도로만 이해를 하였고 그러다보니 홈페이지는 비주얼을 강조하다보니 비정상적으로 웹 표준은 걍 무시하고 플래시로 떡칠을 해놓기까지 했다.
인터넷을 더 많이 접하고 이용하면서 기업들도 단순한 홍보의 공간이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너도 나도 홈페이지에 고객의 소리라는 메뉴로 게시판을 만들었지만, 진정으로 기업이 소비자와 소통하겠다는 의지없이 시류에 편승해서 만든 메뉴이다 보니 고객들의 목소리는 듣는 이 없이 허공에 외치는 소리와 같았다.
소비자의 변화 + 시대의 변화
[출처 : www.foodnews.co.kr]
웹 2.0 시대로 들어서면서 단순히 소비자이자 수용자였던 일반 고객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무선인터넷, 모바일기기,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최첨단 정보기기가 일상화되었고, 메신저, 카페, 게시판, 미디어 사이트 등을 통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서 공유하고 생산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런 소비자이자 사용자인 네티즌들의 변화를 프로슈머, 트윈슈머 또는 크리슈머라고 부르기도 하고 심지어는 소비자 2.0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블로그와 아고라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소비자이자 사용자인 네티즌들의 진화해버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의 예를 들자면, 다음 아고라와 블로그의 폭발적인 증가일 것이다.
다음 아고라나 블로그에 올라오는 메시지, 이를 “당신(You)에 대한 이용자(User)의 새로운(New) 목소리”라는 의미에서 U-Story라고 부른다면(U-Story는 인터넷에 올라 온 제품, 브랜드, 인물, 사건 등에 대한 이용자의 이야기)
올 여름까지 뜨겁게 달구었던 미국 쇠고기 수입사태에서 뿜어져 나오는 U-Story를 분석해 보면 소비자이자 사용자이며 국민인 일반 네티즌들이 더 이상 단순한 수용자의 자리에 서있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나 제품의 생산자 또는 서비스 공급자의 정보/제품/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조중동이 여전히 미디어로서 권력을 쥐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더 이상 기존 미디어의 보도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 도 다른 사람들의 이용후기와 리뷰를 철저히 검색하고 분석해서 본인만의 기준을 세워서 소비 여부를 판단한다.
얼마나 보다는 어떤
다음 아고라나 메타블로그 사이트를 살펴보면 얼마나 많은 U-Story가 올라오는지 모른다. 신기한 것은 어떤 U-story는 계속적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이슈의 중심이 되는 반면 어떤 U-story는 생겼는지 모르게 그냥 사라진다.
어쩌면 이제는 하나의 메시지 또는 이슈 즉, 하나의 U-Story에 순식간에 인터넷 전체가 반응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온 몸의 신경이 연결되어 있어서 신체의 어느 한 부분이 이상이 생기면 몸 전체가 반응하는 것과 같다.
다양한 정보기기와 서비스로 24시간 온라인에 접속된 시대. 즉, 하나의 몸 같은 세상이 되어 버린지금 하나의 U-Story가 생겼다는 것은 성냥불을 그어서 불을 킨것과 같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만약 지금 주변이 기름구덩이라면 엄청난 대폭발에 이은 대형화재로 이어지겠지만, 축축한 상황이라면 바로 꺼져버릴 것이다.
예전에는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나 하는 정량적인 근거가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었지만, 이제는 하나의 이야기도 무시할 수 없는 시대이다.
어떤 U-Story는 성냥불로 그칠 것이고, 어떤 U-Story는 산불이 되어 집과 산을 모두 홀랑 태워버릴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기업들에게는 고객들의 목소리 하나 하나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