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제목에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책 제목에 낚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_-) 일상에 감추어져 있는 철학적인 의미나 철학으로 풀어보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 않다.


아니, 철학 입문서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읽어본 철학 입문서는 고작 2권인데, 두 권 모두 철학사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와 철학자들 소개 위주로 되어 있었던 책이었다.

반면 이 책은 저자의 강의를 담아낸 것처럼 철학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인식론과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나머지 부분에서 일상적인 주제를 가지고 철학으로 풀어내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철학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가치관이나 세계관이라는 것이 곧 그 사람의 철학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상황을 인식하고 그 가운데서 어떤 선택을 했는가 에서 그 사람의 철학이 드러난다고 하는 점에 수긍이 간다.

또한, 우리의 경험 특히, 감각에 의한 경험을 100%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저자는 하면서 우리의 경험이 틀릴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참이라고 믿지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질문이 인간의 조건이 뭘까? 였다.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질문이어서 스스로 책을 읽어가면서 답을 해보려고 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는데,

외모나 능력, 혈통, 이성과 감정의 공유와 같은 특성으로는 인간임을 증명할 수 없다고 한다. 저자는 인간은 직립보행을 통해 할 수 있게 된 노동에 의해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었다고 한다.

노동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는 활동 (예 :  씨를 뿌리는 노동은 씨가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따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는 활동) 이여서 노동이야 말로 인간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음 잘 모르겠다.

그러나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기적이고 악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인간을 보면서 그 인간에게 인간다움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하는 저자의 이야기에도 동감한다.

‘낙태는 도덕이 아닌 윤리의 문제이다’ 라는 책 속의 이야기를 보면서 도덕과 윤리가 어떻게 다른가 구분이 안되어서 갑작스레 띵해졌었는데, 도덕과 윤리의 관계는 보편과 개별의 관계라고 한다. 윤리는 도덕으로 규정되며, 도덕은 윤리를 통해 실현된다.

다수결로 표현되는 민주주의가 과연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뽑혔던 히틀러와 국민투표를 통해서 선택된 박정희의 유신헌법을 반대하고 부정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았다.

왜 철학과를 다닌다거나 철학을 전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점이나 손금을 봐달라고 하는지 알겠다. 철학만큼 삶과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하는 학문은 없으니까...

아무튼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오랜만에 종교서적을 읽고 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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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쾌한 철학, 소소한 일상에게 말을 걸다

    Tracked from 용돌이 이야기  삭제

    유쾌한 철학, 소소한 일상에게 말을 걸다 - 황상윤 지음/지성사 철학이 유쾌하다? 이 책은 제목부터 특이하다. 철학이 유쾌하다 못해 소소한 일상에 말까지 걸다니. 철학이 살아 숨쉬는 생물도 아니고 어떻게 말까지 걸까? 거기다 철학이 유쾌하다니. 내가 지금껏 생각해 왔던 철학이란 뭐라고 해야 하나 너무 형이상학적이고 소소한 일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그런 학문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접하면서 그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었다. 이 책은 철학이란 이런 것이..

    2009/06/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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